포교성성 장관이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쓴 편지 나왔다 (2024-10-24, 가톨릭평화신문)
교황청 포교성성 장관 자코모 필리포 프란소니(Giacomo Filippo Fransoni) 추기경이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보낸 188년 전 서한 원본이 최초로 확인됐다. 그동안 국내 교회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서한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물을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서한을 판독하거나 번역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시복 조사 및 현양을 위해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프랑스 교회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등을 방문 중인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실무자들은 16일 파리외방전교회 아시아연구소(IRFA) 고문서고에서 직접 확인했다.
프란소니 추기경이 1836년 3월 31일 작성한 이 서한에는 앵베르 신부를 조선의 부주교로 임명할 수 있도록 교황 승인 대기 중이며, 조선과 류큐(일본 오키나와) 왕국의 독립적인 선교관할권을 재확인하며 선교 지지를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의 서한집에서 일본 진출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프란소니 추기경의 서한을 보면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일본 선교 권한을 이미 부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브뤼기에르 주교가 1835년 10월 20일 선종했기에 교황청 포교성성은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종 사실을 모른 채 서한을 작성해 보낸 셈이다.